종교

이근안이 해야할 일은 사죄 [0]

도심안 2012. 1. 21. 01:36

이근안이 해야할 일은 사죄 [0]

동트는 새벽 (yu_****)

주소복사 조회 4 12.01.20 19:32

이근안이 해야할 일은 '사죄'
- 이근안 목사안수 철회 청원을 마무리하면서

이근안목사안수철회 청원을 올렸던 사람입니다. 마침내 목사안수가 철회됐습니다. 뒷맛이 개운치는 않지만 말입니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합동개혁총회는 지난 14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이근안에 대해 면직을 처분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은 19일에 가서야 확인됐습니다. 교단은 징계를 결의하고도 침묵하다가 교회개혁 단체의 철회요구서가 교단 쪽으로 전달된다는 소식을 듣자 슬그머니 징계사실을 흘려 버렸습니다. 교단의 면직 이유도 궁색하기만 합니다. 이근안이 목사로서 품위와 교단의 위상을 떨어뜨렸다는 이유입니다. 이런 식으로 따지자면 목사직 유지할 사람 대한민국 교회에서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교단 쪽 정서영 총회장이 "목사안수는 하나님이 주신 것"하며 목사안수 철회는 없다고 못박을 때만 해도 힘겨운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총회장의 발언이 기폭제가 돼 목사안수 철회 요구는 활활 타올랐습니다. 서명 운동도 최초 발의하고 열흘이 지나자 다소 주춤했었습니다. 하지만 총회장의 발언 이후 참여가 폭발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끝내 목사 면직 조치가 취해지기에 이르렀습니다.

 

언론 쪽에서는 교단 중심으로 보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이근안의 목사직 박탈은 교회와 목회자가 하나님과 사람 앞에 바로 서기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염원이 이뤄낸 성과일 것입니다. 하나님께, 그리고 철회운동에 참여해주시고, 참여를 독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근안의 목사면직 조치 소식이 전해지기 바로 직전 합동통신 기자였던 유숙렬 웹진 '문화미래 이프'의 공동대표가 기고문을 발표했습니다. '내게 팬티를 사준 남자 이근안에게'라는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제목만 봐선 선정적이었지만, 그 글의 내용은 공분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 글은 이근안의 목사직 박탈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한국일보에 의해 기사화돼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기고문의 내용을 새삼 인용하지는 않겠습니다. 글 말미에 인상깊은 대목이 있었습니다.

 

이근안씨, 남들이 당신을 목사직에서 끌어내리기 전에 스스로 그 자리에서 내려 오십시요. 그리고 무언가 일을 해야 한다면 차라리 청소부가 되어서 묵묵하게 자신의 죄를 씻고 또 씻으십시오. 아니면 당신이 일했던 남영동 대공분실 경비원으로 역사의 산 증인이 되어 사죄하십시오. 고문기술자였던 당신이 해야할 일은 '반공설교'가 아니라 진심어린 '사죄'이기 때문입니다

 

교단이 이근안에게 목사직을 박탈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그를 진정으로 회개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회개는 이근안 본인이 풀어야 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근안이 진심으로 회개하고 있지는 않아 보입니다. 종편TV와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시기에 고인(故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묘소를 찾겠다"고 했지만, 그닥 진정성을 느끼지는 못하겠습니다. 이근안에게 악감정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회개는 '관계' 속에서 풀리는 것입니다. 그가 진정 회개했다면,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는 고인을 찾아왔어야 했습니다. 자신의 발언이 문제를 일으켜 교단에까지 피해를 줬기에 교단의 부름에 응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끝내 고인을 찾지 않았습니다. 상(喪)중이라는 핑계로 말입니다. 또 교단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교단쪽 이도엽 교무처장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근안은 2년 전부터 교단과 교류가 없었다고 합니다. 김근태 상임고문의 별세 즈음에 교단쪽에서 접촉을 시도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이 종편TV에 출연해 많이 울고 기도했다느니, 죽는 날까지 회개하겠다느니 하는 말을 내뱉었습니다.

 

故김근태 전 상임고문을 비롯해 그의 고문으로 몸과 마음에 크나큰 상처를 입은 이들이 진심으로 바라는 건, 바로 사죄일 것입니다. 이근안이 생전에 꼭 그들을 찾아 사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끝으로 하늘나라로 떠난 故김근태 전 상임고문, 그리고 수많은 고문 피해자들이 이번 일로나마 조그맣게 몸과 마음에 위안을 얻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