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운부군옥 | 세상 만사 | 2010-07-02 14: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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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백과지식: 대동운부 군옥으로 보는 조선시대 책의 문화사 옥영정,전경복,오영균,주영하,이정원 공저 한국학중앙연구원, 2009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서 가운데 하나인 『대동운부군옥』을 통해 16세기 조선 지식인이 지녔던 지식 체계를 살펴본다. 뿐만아니라 『대동운부군옥』의 주제별 가치와 특성을 분석함으로써 『대동운부군옥』의 독자는 누구이며, 왜 『운부군옥』 등 중국 유서의 형식을 차용했는지, 편찬 목적은 무엇이며, 간행이 200년 이상 지연된 이유는 무엇인지 등 『대동운부군옥』의 편찬 및 간행, 유통과 관련된 의문들을 풀어나간다. 서문 『대동운부군옥』의 편찬과 간행 / 옥영정 『초간일기』와 『대동운부군옥』의 문헌학적 검토 / 전경목 중국 유서의 전통과 『운부군옥』이라는 책의 역사 / 오영균 생활지식 관련 항목을 통해서 본 권문해의 집필 의도 / 주영하 『대동운부군옥』에 실린 『수이전』일문의 서사적 성격 / 이정원 『대동운부군옥』의 유목과 회화 자료 / 윤진영 참고문헌 찾아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서(類書) 중의 하나인 대동운부군옥을 전공 분야가 다른 여섯 명의 학자가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물로 조선의 백과지식을 펴냈다. 유서는 "내용을 사항별로 분류하여 편찬한 책"으로서, 일찍이 중국에서 기원하여 한국과 일본에 전해졌고, 동양 고유의 서적 편찬 형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일정한 분류 체계에 따라 지식을 나열하는 방식이 요즈음의 백과사전을 연상시키기도 하여 동양식 백과사전으로 그 의미를 해석하기도 한다. 이 책의 제목을 '조선의 백과지식'으로 정한 이유도 유서인 대동운부군옥에서 이러한 "백과사전적 지식"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 편찬되거나 간행이 이루어진 유서는 그 유형이 매우 다양하다. 편찬 주체에 따라 관찬(官撰)과 사찬(私撰)으로 구분되고, 인쇄 여부에 따라 인쇄본과 필사본으로 구분되며, 처음 편찬된 지역에 따라 중국 수입본·한국본·일본 수입본 등으로도 구분된다. 이 책에서 다루게 될 대동운부군옥은 민간에서 주도하여 편찬한 사찬 유서이며, 인쇄본과 필사본이 모두 존재하고, 한국본으로서 내용 전체가 한국의 것을 담고 있다. 한국 유서류 서적의 생성·변천에 있어서 대동운부군옥이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특별하다. 중국의 것을 먼저 언급하고 조선의 것을 이야기하거나 편찬된 자료들을 단순히 복각 또는 모아서 정리하였던 조선시대 일반적인 유서와는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대동운부군옥은 지식의 정비라는 측면에서 한국 유서의 특색을 파악할 수 있는, 조선시대 책의 문화사 연구의 대상으로 적합한 자료인 것이다. 이 연구는 조선시대 책과 지식, 그리고 관습의 상관성에 관한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그 첫 시도의 결과물인 조선시대 책의 문화사휴머니스트, 2008)는 조선시대 대표적 교화서인 삼강행실도를 대상으로, 책의 내용보다는 물질로서의 책에 주목하여, 편찬 당시의 상황, 필사본과 인쇄본의 형성 과정, 이로 인한 지식의 전파와 보급 등을 다루었다. 이를 통해 "책의 문화사"라는 새로운 연구 영역에 첫 단추를 끼우는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고, 이러한 방법론이 하나의 문화적인 테마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그 두 번째 시도인 조선의 백과지식에서는 지식의 일반화라는 측면에서 유서인 대동운부군옥의 지식 체계와 주제별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한편, 책의 형성 및 유통 과정에 담겨진 의미들을 살펴보았다. 서지학 연구자인 옥영정 교수는 대동운부군옥에 대한 기존의 연구 문헌과 기록 자료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서지학적 측면에서 몇 가지 사항을 새롭게 다룬다. 특히 대동운부군옥의 편찬에 영향을 준 운부군옥을 비롯한 중국 운서의 간행 및 유통 상황을 살펴보고, 각종 기록과 현존 판본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바탕으로 대동운부군옥의 간행이 240여 년이나 지연된 이유, 간행 이전에도 필사본이 두루 읽히며 조선의 지식사회에 영향을 미쳤던 사실 등을 논한다. 고문서학을 전공한 연구자인 전경목 교수는 먼저, 대동운부군옥의 저자인 권문해의 초간일기(草澗日記)를 통해 대동운부군옥의 편찬 배경을 살펴본다. 이어서 대동운부군옥이 편찬 목적에 걸맞은 정확성과 완결성을 갖춘 문헌인가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편찬과 정서, 간행과 보급에 얽힌 몇 가지 의문점들을 되짚어가며 그 역사적 실상을 추론한다. 결론적으로 대동운부군옥이 당대인들에게 익숙한 운서의 편집 형식으로 만들어진 조선 백과지식의 보고(寶庫)라는 점에서 그 문화사적 의의를 찾는다. 중국 언어학 및 중·한 언어교류사가 전공인 오영균 교수는 대동운부군옥의 제목뿐 아니라 그 체제와 편집 형식에까지 영향을 미친 운부군옥에 주목하였다. 오영균 교수는 작자미상의 운부군옥이 운(韻)으로 기사를 찾는다는 유용성 때문에 줄곧 상업출판의 인기 아이템이 되었고, 출판업자들의 이윤추구를 위한 상품이 되었다고 보았다. 그려면서 정주학(程朱學)의 전통에 뿌리를 둔 조선의 주자학자가 대동운부군옥을 저술하면서, 유서 가운데서도 특화된 실용성과 상업성으로 점철된 운명을 지녔던 운부군옥을 과연 모본으로 삼았을까 하는 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민속학이 전공인 주영하 교수는 대동운부군옥의 내용 가운데 음식·옷·집·세시풍속 등 생활문화와 관련 있는 용례를 살펴보았다. 대동운부군옥의 용례들은 대부분 앞선 문헌에서 인용한 것인데, 생활문화 관련 용례는 주로 신본(新本)에서 인용되거나 권문해 본인이 새롭게 정의한 내용이 많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그 이유를 대동운부군옥의 목적이 한자의 문자적 적용에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하였다. 아울러 생활문화와 관련된 용례가 '대동', 즉 '조선'이라는 공간을 위주로 했다는 점에도 주목하였다. 15세기 이후 조선의 지식인 중 일부는 중국과 구분되는 조선적인 것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가졌고, 더욱이 일상생활과 관련된 용례는 중국과 다르기 때문에 조선적인 설명이 다수를 차지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고전소설이 전공인 이정원 교수는 대동운부군옥에 실린 수이전 일문(逸文)들을 기존 이야기에 대한 적극적인 조정의 결과로 이해하고, 여기서 '이야기'라는 지식을 관통하는 16세기 사족 남성의 시각을 확인하려 하였다. 미술사가 전공인 윤진영 선임연구원은 대동운부군옥의 저술 과정과 유목(類目)의 구성에 주목하여 유서로서의 특징을 고찰하였고, 한 사례로 회화 관련 자료들을 검토하였다. 유목에 포함된 각 항목들의 분량과 빈도가 저자 권문해의 역사의식과 가문의식, 유교적 가치관을 드러내고 있음을 지적하는 동시에 인명록과 백과서의 기본적인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회화 관련 자료는 대부분 기존에 알려진 내용이지만 16세기 이전의 문적을 대상으로 채록했다는 점에서 그 당시 채록 자료의 범주와 성격을 살펴보는 데 유용한 방편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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