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한양의 춘추관, 성주 및 충주의 사고가 모두 불타버려 유일하게 살아남은 것은
전주사고 뿐이었다. 당시 전주사고에는 조선왕조실록과 고려사 등 역사 사책들이 있었다. 또
전주 경기전에는 태조 이성계의 영정이 모셔져 있었다. 당시 전라고 관찰사 등은 이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 했고, 결국 정읍 내장산에 이를 옮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는 관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했다. 이에 당시 태인현의 안의와 손홍록이라는 유생이 나서서 사람들을 모아 전주까지
가서 사책과 어진을 내장산으로 모셔왔다. 그리고 이들은 1년 정도 산 속에서 숙직을 하면서
이를 지켜냈다. 하지만 언제 왜군이 호남으로 들어올 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를 다시 북쪽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결국 어진과 실록을 아산으로 옮겼으며, 다시 이를 강화도로 옮겼다. 그리고 이는
해주를 거쳐 안주,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묘향산 보현사로 옮겨졌다. 이러한 과정에는 모두 약 5년의
시일이 소요되었고, 그 사이에 안의는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 조선 조정은 이들의 공을 기려 벼슬을
내려 출사할 것을 권유했으나, 이들은 이를 사양하고 향리에 머물렀다. 이름없는 유생 안의와 손홍록과
같은 분이 없었다면, 조선왕조실록의 임란 이전 부분 기록을 결코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 분들의
이름이 너무 알려져 있지 않고, 이들을 모신 사당(남천사)이 너무 초라하여 역사를 공부하는 후손된
이들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
안의와 손홍록을 모신 사당, 남천사 (정읍시 태인면)
남천사
안의의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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