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죽어도 안 보겠다'던 동영상 속 그 남자, 김학의 맞다"
구자창 기자 입력 2019.11.26. 04:05
법원이 “‘원주 별장 동영상’ 속 남성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맞는다”고 판단했다. 김 전 차관은 비록 1심에서 범죄 사실의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사회적 이슈가 됐던 성접대 의혹은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김 전 차관은 최후진술 당시 “(별장에) 아무리 안 갔다고 해도 간 것으로 돼 있다”며 오열했다.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부장판사 정계선)의 김 전 차관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2007년 11월 13일에 촬영된 이른바 ‘역삼동 오피스텔’ 사진에 대해 “사진의 남성은 피고인이라 봄이 상당하고, 다른 가능성은 지극히 합리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은 사건의 발단이 됐던 2007년 12월 21일자 ‘별장 동영상’ 속 인물에 대해서도 “김 전 차관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지난 22일 선고공판에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판결문 속 주석을 통해 판단 근거를 자세히 밝혔다.
김 전 차관 측은 지난달 29일 결심에서 가르마 방향이 자신과 반대라는 이유 등으로 오피스텔 사진 속 남성은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사진을 찍은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사진 속 여성의 성상납 진술, 김 전 차관의 얼굴형과 이목구비, 안경 모양 등을 종합해 “사진 속 인물은 김 전 차관”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구식 휴대전화 기기로 찍어 사진이 반전될 수 없다는 주장은 “촬영이나 저장, 다른 저장매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반전될 수 있다”며 일축했다.
재판부는 특히 지난 4월 4일 검찰이 윤씨의 5촌 조카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CD에 주목했다. 오피스텔 사진과 별장 동영상이 모두 여기서 나왔다. 2012~2013년 검경 수사에선 찾지 못했던 것들이다. CD 속 동영상은 김 전 차관의 이름을 영문 조합한 파일명(khak 등)으로 저장돼 있었다. 재판부는 이를 통해 “동영상의 인물과 사진파일의 인물은 같은 인물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김 전 차관은 검찰 재수사 과정에서 문제의 동영상 보기를 끝내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변호인들이 변론 준비를 위해 동영상 자료를 제시해도 ‘죽어도 안 보겠다’는 태도였다고 한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동영상과 정말 무관했다면 안 볼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차관은 재판 과정에서 평일 낮 시간대 성접대를 받았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검찰 포렌식 결과 별장 동영상의 촬영시점은 2007년 12월 21일 금요일 오후 1시6분이었다. 김 전 차관은 경기도 용인의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급)으로 근무하던 때라 그 시각에 강원도 원주에 있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그해 12월 19일 대선 이틀 뒤였다는 점도 내세웠다. 정권교체 직후라 근무태도를 소홀히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가르마 위치’가 문제됐던 오피스텔 사진에 대해서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고 했다. 검찰은 사진의 촬영시점을 2007년 11월 13일 오후 9시57분으로 특정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이날 임채진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직후 회식을 한 뒤 늦게 귀가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운전기사는 “서울 압구정 자택에 내려준 게 오후 9시~9시30분 정도”라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운행일지가 정확히 기재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촬영시각에 역삼동 오피스텔에 있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김 전 차관은 검찰이 뇌물수수로 본 신용카드 사용액 상당부분에 대해 연유를 모른다고 했다. 일부 내역에 대해선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최모씨가 쓴 게 포함돼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씨는 밴드 잔나비의 보컬 최정훈(차남)씨의 부친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차관은 재판에서 춘천지검장 시절인 2008년 최씨가 “춘천에 있는 기무부대장을 보게 해달라”고 해서 만나게 해준 사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씨의 장남이 기무부대장 당번병으로 군생활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 측은 “항소심에서 관련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많이본 뉴스
- 뉴스뉴스
- 1위법원 "'죽어도 안 보겠다'던 동영상 속 그 남자, 김학의 맞다"
- 2위日, 우리 외교부에 22일 사과 메시지.."경산성 발표에 죄송"
- 3위흉기 찔리며 주민 지켰던 직원..돌아온 건 '실직'
- 4위홍콩선거 민주파 압승에도..中 웃는다, 그뒤엔 기묘한 칸막이
- 5위반려견이 빨고 핥던 독일 60대 남성 감염 사망
- 6위[단독] 정경심 "남편 지위 때문에 돕는게 맞냐" 조범동 "맞다"
- 7위엉덩이에 15억 깔고 종부세 폭탄? 전문가 "집을 파세요"
- 8위450만원 월급자 노후, 공무원 283만원 vs 직장인 158만원
- 9위"무리수가 또 통했다" 황교안 3연타에 웃을 수 없는 한국당
- 10위[아직 살만한 세상] "공짜는 없다"며 여학생이 버스기사에게 준 손편지
- 연예
- 스포츠
실시간 이슈
이 시각 추천뉴스
[단독]'국민과의 대화' 文 어깨뒤 남성, 문팬 카페 '백두'였다
- 조선일보 효자동 주민들 2년여 탄원엔 꿈쩍않더니.. 경찰, 정의용 한마디에 "靑 야간집회 제한"
- 중앙일보 [단독] 정경심 "남편 지위 때문에 돕는게 맞냐" 조범동 "맞다"
- 연합뉴스 그리스 신화 그린 관능적 벽화 伊폼페이서 일반인에 첫 공개
- 동아일보 [단독]"박형철 '조국 지시로 유재수 감찰중단' 진술"
- 국민일보 구하라 비보에..공지영, "판사들 처벌 받아야" 말한 이유
"그렇게 조롱하더니 결국 따라하고"..욕하면서 닮아가는 삼성-애플
- 뉴시스 구하라 없지만..'폭행혐의' 전 남친, 재판 계속 받는다
- MBC [당신뉴스] "집주인이 1천만 원 올렸어요"..내가 집주인인데?
- 연합뉴스 한국인과 결혼한 외국인, 출신국서 사실혼..법원 "귀화 취소"
- YTN 한국당 '미스터 쓴소리' 장제원, 당에 날리는 쓴소리는?
- 중앙일보 [단독] "김정은, 트럼프에 보낸 친서에서 한국전 종전 원했다"
'종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죽 강신명 목사 30주기 추모예배 새문안교회에서 열려 (0) | 2019.12.21 |
---|---|
교단 총회장·동성애 전문가 중심으로 조직 재편 (0) | 2019.11.28 |
500억 기부한 91세 배우 신영균 "내 관에 성경책만 넣어달라" (0) | 2019.11.18 |
신복음주의 (0) | 2019.10.11 |
"서초동에 황금 십자가 떴다" 검찰개혁 촛불집회 참여자들 '폭풍 감동' (0) | 2019.10.07 |
공소시효 끝나니 김학의 맞다고...ㅋㅋ 법원이 대놓고 약올리고 있네요~
우리나라 최고적펴세력 사버고시 출신 판검사
예전에 미적미적 시간끌던 검찰과 수사했던 검찰 털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