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치고 정읍시 태인면에서 글로 소일하고 있는 장지홍씨(66)가 시집을 내놓은 동기는 조금은 특별하다.
“오랜 친구가 지난해 3월 내 학창시절의 시 몇 편을 어디서 찾았는지 말없이 저에게 내밀더군요. 지금껏 40년 넘게 간직하고 있던 시적 상상력이 곧바로 꿈틀거렸죠.”
그는 기름이 거의 마른 심지에 불길을 붙이기로 마음먹었다.
“바람이 불어도 활활 타오르는 꺼지지 않는 불길이 되려는 신념으로 시집을 냈습니다. 최근에 시심이 일어 쓴 시들과 대학교 때 써놓았던 글들도 실었죠.”
그의 이번 시집 「칠석날」은 잊혀진 것들에 대한 향수를 주로 싣고 있다.
‘해마다 칠석날이면 마음 잔치가 열린다/ 들쭉배미 앞 한디시암은/···/대추나무 끊어 탁윷을 만들어 놓는다//···/ 동네사람덜!/···/오늘이 칠석날 우리 마음 잔칫날이구만요/···/(‘칠석날’ 中에서)’
정양 우석대 교수는 시집 「칠석날」의 발문에서 “‘칠석날’에는 시의 주축을 이루는 민속적 해학이 효과적으로 연출돼 있다”며 “그의 다른 시편들에 자주 드러나는 농경문화적 향토성이나 그 리얼리티가 이 시에서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엮이어 읽는 이의 마음을 흐뭇하게 적신다”고 적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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