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내리는 정통주의 신학
뿌리내리는 정통주의 신학


권경철 | 다함 | 264쪽 | 13,000원

개인적으로 여행을 좋아하는데, 아직 못 가봐서 아쉽고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니, 청교도와 언약도 그리고 칼빈의 활동 무대였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스위스입니다.

신혼여행도 꼭 영국으로 가보고 싶었으나, 아내를 배려해 휴양지로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은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 신학과 이를 대표하는 10명의 신학자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마치 기행문 같이 쉽게 쓰여졌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정도의 수준만 되면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17세기의 신학자들이 16세기의 종교개혁을 잇는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사변적이고 이론적인 것에 치우치고 지나치게 스콜라주의적인 경향이 있다는 오해에 대해, 이 책은 마치 투레티니의 <변증신학 강요>처럼 17세기 개혁파 정통신학을 차분하게 그리고 이해하기 쉽게 변증해 주고 있습니다.

종교개혁 개혁신학
▲제네바 빠스띠옹 공원에 세워진 종교개혁 400주년 기념비. 왼쪽부터 파렐, 칼빈, 베자, 낙스. ⓒpixabay.com
또한 다소 생소한(아무래도 이들의 작품이 번역 소개가 거의 없기에) 그 시대를 대표했던 유럽의 개혁자들을 프랑스의 베자부터 제네바의 투레티니, 하이델베르크의 유니우스(독일 사람은 아니지만), 다소 생소한 독일의 알스테드, 그리고 화란의 레이데커는 코케이우스주의와 논쟁을 벌인 것도 흥미로웠고, 한편으론 코케이우스와 같이 구약과 신약의 죄 사함의 내용과 그 영향력을 다르게 본 것이 동의되지는 않지만,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해가 되기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캇랜드의 ‘언약도의 사자’라 불리는 사무엘 러더퍼드, ‘영국의 칼빈’이자 ‘청교도의 황태자’라 불리는 잉글랜드의 존 오웬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간략한 생애와 활동 내용, 그리고 맛보기로 그들의 글까지 각 장 마지막에 수록하여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이 순서를 따라서 읽다 보면, 당시 유럽 전역에 하나님의 은혜로 지펴진 종교개혁의 불길이 꺼지지 않고 여전히 타오르고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회사를 자세히 살펴보면 알 수 있듯, 하나님의 진리는 그저 평탄하게 보존되고 전수된 것이 아니라 언제나 거짓 가르침과 핍박을 거치며, 그것들을 대항하고 순교의 피를 통해, 그리고 하나님께서 사용하신 종들을 통해 변호되고 지켜질 수 있었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 주님의 말씀인 성경으로!”

이 모토가 단지 멋진 경구로 들리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혁은 언제나 값비싼 대가를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부흥과개혁사에서 예전에 나왔던 ‘OOO와 함께 떠나는 여행 시리즈’에서 경험했던 재미와 여행을 자극하는 내용들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 좋았고, 저자께서 투레티니의 전공자이신데 ‘논박신학 강요 및 생애’를 라틴어 원전에서 직접 번역소개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부흥과개혁사에서 중역본을 출간해 주셨지만). 책을 출간한 '다함'에서 그 일을 해 주면 더욱 의미가 있을 듯합니다.

이 책을 계기로 18세기, 19세기, 20세기 정통주의 신학을 시리즈로 기획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각 시대 신학자들과 특징들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리하면 정통주의 입문 개론 시리즈로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17세기 정통주의 신학을 맛보는 입문서로 이 책을 추천드립니다. 디자인도 참 멋지고, 읽는 동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김성욱 크리스찬북뉴스 명예편집위원, 삼송제일교회 중고등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