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세습 근절·타종교 폄하 금지"…개신교 목회자 윤리선언 나온다

도심안 2012. 11. 23. 10:00

"세습 근절·타종교 폄하 금지"…개신교 목회자 윤리선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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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어떤 직책이나 지위를 얻기 위해 선거운동을 하거나 돈을 쓰지 않겠습니다.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안팎의 신뢰를 회복하겠습니다. 세상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 정당을 만들거나 특정 정당에 가입하지 않겠습니다. 시민으로서 납세와 국방 등 공적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자녀나 친족에게 담임목사 자리를 대물림하지 않으며 지금도 한국교회에서 계속되는 세습 근절에 앞장서겠습니다….”

한국 개신교의 대표적인 개혁적 목회자 단체인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은 오는 29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독립적 상설기구인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를 발족하고 ‘한국교회 목회자 윤리선언’을 발표한다고 22일 밝혔다.

한목협은 교갱협(교갱협·예장 합동), 생명목회실천협(예장 통합), 21세기목회협(기장) 등 각 교단별 개혁적 목회자 모임의 연합체로, 15개 교단 5000여개 교회 목회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목회자윤리위는 선언문을 통해 “목회자는 교회에서 거룩함의 본보기가 되고 세상에서 윤리적 모범이 돼야 하나, 오히려 교인과 세상 사람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목회자들이 늘 자신을 살펴 회개하고 성결을 이루도록 서로 돕고 격려하기 위해 윤리위를 독립적인 상설기구로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선언문에서 목회자 납세와 교회 세습 문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민으로서 납세와 국방의 의무를 포함한 공적 의무와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며 “교회는 담임목사의 소유도, 물려줄 수 있는 유산도 아니므로 담임목사 자리를 대물림하지 않기로 결단한다”는 것이다.

선언에는 이밖에도 ‘타종교를 존중하고 그들의 신앙과 종교시설을 폄하하지 않을 것’, ‘공개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교회를 운영할 것’, ‘결혼의 존엄함과 가정의 순결을 지키는 일에 모범이 될 것’ 등 총 10개항의 결의가 담겼다.

윤리위원회 회장은 덕수교회 원로 손인웅 목사가 맡았으며, 이동원(기독교침례회), 박경조(성공회), 김명혁(예장 합신), 전병금(기장), 정주채(예장 고신) 목사 등 각 교단의 신망있는 원로들이 위원으로 참여했다.


[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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