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아파트 값에 대한 소고 - 언제 떨어질까? [128]

도심안 2009. 7. 19. 23:35
아파트 값에 대한 소고 - 언제 떨어질까? [128]
실버마을님 작성글 전체보기 추천 283 | 조회 62766 | 2009.07.17 11:10

아파트 값은 언젠가 떨어집니다. 버블이 많이 끼어 있거든요. 한데 성급하게 떨어진다 떨어진다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금방 떨어지진 않을 겁니다. 결국 부동산의 가격 흐름은 여러가지 변수에

의해 좌우되지만, 핵심은 금리와 유동성입니다.

 

1) 금리와 유동성 때문에 올라가는 추세임.

 

대출 금리만 따져서 우리나라 역대 사상 최저일 것이고(저도 변동금리대출이 있는데 점점 내려가더니

3%대까지 내려가네요. 원금과 동시상환해도 견딜만 합니다) 유동성은 정부가 돈을 많이 찍어낸대다가

은행이 처음에는 불안해서 대출을 안하고 쥐고 있다가, 돈이 넘쳐나니까 참을 수 없어서 본격적으로

그나마 가장 안전한 담보를 쥐고 있는 부동산 담보대출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부동산값은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급매물을 찾아서 집을 사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죠. 급매물이 소진되니까 이제 호가와 원하는 매수가가

차이가 나서 거래가 뜸해 졌다고 하데요.. 집 한채를 새로 사거나, 한 채 있는 집을 늘려가려는 사람, 애들

교육 문제로 교육특구나 학원가 밀집지역을 찾는 수요 등이 거래를 일으킵니다.

 

한편으로는 눈치가 극심해서 집 사기를 포기하고 전세를 찾는 사람도 늘었지요. 특히 교육수요 등으로

잠실과 목동 등지의 전세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네요..그런 분위기가 수도권 전체로 퍼져나가는 것

같고요.. 전세 사는 사람들이야 집값 오르는 것이 자기것이 아니니까, 자기의 경제적 능력만 되면

전세가가 오르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닙니다. 어차피 돌려받을 돈이니까..

 

저도 최근에 집을 옮기느라고 현장 분위기를 며칠 느껴 봤는데, 확실히 전세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

한 것 같습니다. 재개발, 재건축에 의한 주택 멸실 및 신혼부부들 같이 분가하는 수요 등등 매년 꾸준히

늘어나는 수요에 비해 현재 시중 매물은 전반적으로 부족한 것 같습니다.

 

하여간 전반적인 분위기는 부동산 시장이 조금씩 오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이걸 부정하는 모습은 작년말 집값이 떨어질 때 거래가 거의 급매물만 거래되므로, 집값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폭등론자들의 주장과 다를 바가 없지요..(이런 논리면 떨어진 적도, 올라가는 것도 없네요..

그 사이에 20-30% 이상 출렁댔는데..)

 

2) 언제까지 현 금리와 유동성이 유지되는가?

 

그럼 아파트값이 계속 올라갈까요? 그 답은 현재의 금리와 유동성이 계속 유지될 것인지 아닌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재 정부는 기업의 투자는 늘지 않고, 지나치게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으로 다시 몰리는 것에 대해

아주 불안해 하고 있습니다.(정치권이야 신났고, 오로지 재경부나 금융위원회 등 경제살림하는 곳만)

 

그래서 일단 건드리는 것이 대출의 규제입니다. LTV를 60%에서 50%로 낮추고, 여차하면 40%까지

낮춘다고 경고를 하고, 그나마 안 들으면 DTI 규제를 다시 걸겠다고 합니다..

 

그런대도 시장은 꺼꾸로 반응합니다. 노무현 정부때 각종 규제책을 발표할 때마다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른 경험을 되풀이하는 것 같습니다. 언론이 은근히 지금이야 말로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집을

살 찬스라고 부추키기도 하고요..사람들 심리가 항상 이렇게 꺼꾸로니까..

 

사실 대출 규제란 것이 빚을 내서 자기가 들어갈 집을 사는 사람과, 철저하게 빚을 이용해서

leverage 효과를 보려는 사람에게는 먹히지만, 돈이 어느 정도 충분해서 전세끼고 대출없이 집 사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약발이 없는 대책이거든요. 제가 보기엔 이런 사람들 만으로도 집값이 올라갑니다.

전세값이 올라가니 필요한 자금 수요는 더 적어지고요...

 

그럼 언제까지 이런 기조가 유지될까요? 여러사람 의견을 모아봐도 변화의 방향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벌써 정부는 Exit Plan을 고민하고 있다지요..(한마디로 금리올리고, 유동성

회수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부로서도 고민입니다. 전세계 부동산이 다 20-40% 조정을 받았는데, 우리는 이 정도 조정이면

나라가 망할 지경이었고, 게다가 환율 위기랑 겹쳐서 각종 정책을 펴서 부동산 위기(?)를 막아냈습니다.

하지만 환율이 안정화 되었으면 빨리 부동산 거품을 좀 빼야 다음 경제 사이클상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나 학계 모두가 인정하는 정설입니다.

 

한데.. 아직 환율위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불안감이 항상 존재하고(영국의 파산과 외화대출

회수, CIT 등 미국계 금융회사의 파산으로 인한 쨉 성의 잔잔한 금융경색) 특히 사람들의 표심을

잡는데 가장 중요한 지역경제 활성화(한마디로 지역에 떡 하나 더 주어 집값이 오르리라는 환상심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 조정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사실 기업구조조정 하듯이, 빨리 부동산 가격 조정을 해야 나중에 현 정부가 잘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텐데 지금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니 타이밍을 놓칠 것 같아서 앞으로가 걱정이 됩니다.

 

향후에 두가지 시나리오 정도가 생각됩니다..

 

하나는 내년 5월까지는 부동산 가격 상승을 완만한 수준에서 부추키면서, 지방선거를 맞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제어하는 미세조정을 시작하는 거죠..조정작업을 안 하지는 않을 겁니다.

안하면 빈부격차의 극대화 등으로 서민들의 소리없는 반란(선거표차로) 등이 일어날테고,

이미 대통령도 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으니까요..이 시나리오 대로라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완만한 상승, 하반기 부터 미세조정입니다.

 

도저히 시기를 알 수 없는 핵폭탄이 하나 있는게 문제입니다. 외국발 금융경색이 그것입니다.

 

미국은 금융은 어느 정도 안정화 된 것 같은데 실물경제, 특히 기업들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입니다.

미국의 중소기업에 대출해 주는 대표적인 은행이 CIT인데, 여기가 파산한다는 의미가 무엇일까요?

중소기업들이 대출금을 안 갚는 것 아닐까요? 게다가 CIT가 파산하고 나면 남은 기업들이 이제 돈

꿀 곳이 없어지는 거죠..실물은 이렇게 악순환의 고리를 탑니다.. GM가 거래하던 많은 중소기업들은

돈 대신 뉴GM 주식을 받았는데, 하루벌어 하루 먹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이건 휴지조각과 다름 없지

않을까요? 당장은 팔 수도 없고..(상장도 안 되어 있는데..) 글쎄 CIT와 GM의 상관관계를 이렇게

엮는게 맞는지는 모르지만 하여간 유사한 일들이 자꾸 벌어지고 있다는 거죠..

 

CIT 파산이 우리와 무슨 상관이냐? 리만의 파산과 마찬가지죠.. 뭐.. CIT와 거래한 세계적인 은행들이

조금 자금 경색을 맞고, 돈 꿔주거나 대출 연장에 빡빡하게 굴면 바로 우리 은행들 난리납니다.

그럼.. 환율 오르고, 대출을 갑자기 제한하기 시작하지요.. 그리고 정부에게 금리 올리자고 옆구리를

자꾸 찌를 겁니다.. 그리 큰 규모가 아니어서 약간의 해프닝으로 넘어갈 거라고요?

 

문제는 이런 쨉 성의 도전이 자꾸 우리나라 은행을 괴롭힐 것이란 점입니다. 영국 파산은 완전 핵폭탄급

스트레이트이지요.. 별로 생각하기 싫은데, 하여간 만약 벌어지면 정부의 부정과는 달리 우리가 감내

하기 만만치 않은 위기가 또 온답니다..

 

하여간 쨉이던, 스트레이트건 앞으로 예정된 것만 여러개 눈에 보이고, 전혀 생각지도 않은 것이

터질지도 모르지요..(사실은 경제 위기가 전혀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터질 때 더 감당이 안 되더군요

규모의 문제라기 보다는 예측과 준비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런 외국발 쨉이나 스트레이트는 사람따라 올 하반기 썰에서 부터, 내년 상반기 썰, 내년 하반기 썰

까지 사람마다 다양하게 주장을 하더라고요..(제가 존경하는 시골의사님은 내년 2-3월을 생각하시

던데, 근거는 잘 모르겠고요..)

 

3) 결론

 

하여간 가장 행복한 시나리오는 정부의 의지대로 집값이 조금 올라서 부동산 부자들이  미리미리

남들에게 적당한 가격으로 부동산 정리를 좀 하고, 지방정부도 좀 장악하고, 그 뒤에 천천히 부동산

문제에 손을 대겠다는 건데..

 

외국발만 없으면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꾸며 가는데 어려움이 없어 보입니다..

 

외국발이 한방 터지면 지난번 처럼 돈 더 풀면 되지 않느냐는 생각은 이제 잘 먹히지 않습니다.

총탄이 더 없거든요.. 금리의 급격한 상승이 예상되고, 시장의 유동성은 갑자기 있던 돈이 어디

갔나 싶게 급격하게 사라집니다. 지난번 겪어 본 것과 같이 주가 폭락하고,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고

이번에는 다시 금융권 위기까지 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금융기관의 건전성, 건전성 타령을 하면서 주택대출을 줄여보려고 하는 거구요)

 

결국 지금 집을 산다는 것은 3년 뒤의 집값이 지금보다 얼마나 오르느냐는 것이 중요한데..

저라면 사지 않는 쪽이 더 현명하다는 생각을 하는 편입니다. 판단은 본인의 몫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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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에 대한 제 생각

 

1. 지방 아파트 가격은 사실 더 떨어질 것도 별로 없는 곳이 많습니다. 여기서 떨어진다 함은

    거품이 심한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입니다. 건축비가 요새 평당 300만원은 드는데, 지방 아파트

    가격이 평당 300만원에 수렴하는 곳도 제법 많습니다. 금융위기가 와도 별로 조정을 안 받을

    것이고, 설혹 조정을 조금 받는다고 해도 이런 물건들은 금방 회복될 것으로 보입니다.

 

2. 외국발의 예상 후보군 : 제가 들은 것만..그 외에도 많다고 하던데..

    1) 미국 프라임, ALT-A급 부동산 대출 부실화(터지면 서브프라임보다 더 강력)

    2) 미국 신용카드 대란(연체율 급증중, 우리나라도 겪어본 일)

    3) 미국 상업용부동산 대란(기업이 망해가니 공실율 급증 및 대출자금 미상환 급증)

    4) 미국 중소기업 퇴출 (대출해준 은행 - 대표적으로 CIT 등 부도)

    5) 영국 국가부도 위기

    6) 동유럽 국가 국가부도 위기(대출해준 유럽선진국 은행 위기)

    7) 중국 내수 급부양 및 은행대출급증에 따른 잠재적 핵폭탄 키우기

    8) 미국의 국면전환 위한 중국&한국에 대한 인위적 환율절상 압력(옛날 일본처럼)

    9) 원자재 가격(특히 원유가격) 폭등

    10) 국제 식량가격 폭등 및 국제적 긴장 고조

    11) 적당한 규모의 전쟁 일으키기..(예: 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조성 등)

    12) 북한 체제의 변화 발생(생각하긴 싫지만 김정일 사망 및 후계구도에 의한 권력투쟁 발생)

 

3. 수요와 공급의 윈칙 : 부동산도 상품인데 기본적인 경제학의 원리를 따라야 함.

    댓글의 지적중 가장 뼈아픈 지적입니다. 금리고 유동성이고 상관없이 절대적으로 수요가 강하다면

    가격은 올라갑니다. 우리나라 집값이 오르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 중 첫째가 그동안 이것이었지요.

    전 서울/수도권의 주택공급 및 수요가 하반기에는 얼추 맞아간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보금자리주택

    이란 아이디어가 총량으로서 새롭게 탄생하는 신규수요를 상쇄시킬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럼으로써 전체적으로는 이번 논리에서 빼버려도 될 만큼 부차적인 요소가 되었다고 느낀거죠..

    하지만 국지적인 수요, 특히 명품 아파트(부자들을 위한 진짜 고급형 최신식 초고층 아파트 등등)

    에 대한 수요, 교육적 가치 수요(진짜 한국에서는 모든 경제 논리를 뛰어넘지요..)는 여전히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느낍니다.  그렇다고 아주 대세를 무시하지는 않지요..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고, 나중에 회복시 먼저 더 많이 오를 것입니다.(우리나라도 부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고

    그렇다면 부동산 가격의 양극화는 외국사례에서도 보듯이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또한 10년후 경제

    인구 감소로 인해 수요가 줄어서 집값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맞지요. 이미 지방에서 생기는 일이고요.

    단, 여기서는 지금 전체적인 서울/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바로 다음 변곡점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고민해 본 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