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곳곳 벗겨진 신발·소품 등 참사 흔적, 시민들 헌화 [밀착취재]

경찰은 전날 밤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차량을 통제하면서 진입을 막았다. 일부 차량은 이태원 일대를 우회해 지나가야 했다.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골목을 비롯해 이태원 골목길 곳곳엔 경찰의 출입 통제선도 쳐져 시민들의 통행을 막았다. 사고 현장 앞에는 현장지휘본부가 마련돼 소방당국과 경찰 등 관계자들이 사상자 집계 현황 파악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태원 길거리는 온통 쓰레기로 가득해 전날 수많은 인파가 몰려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짐작게 했다. 전날 밤부터 이태원 곳곳에 놓여있던 휴지와 봉투 등 쓰레기와 풍선·머리띠·가면 등 핼러윈 파티용 소품들은 이날까지도 여전히 길거리에 방치돼 있었다. 이태원에 있는 클럽 등에서 열린 행사를 홍보하는 전단도 길거리에 뿌려져 있었다.
특히 외투와 신발 등 피해자들의 것으로 보이는 유류품들도 사고 현장 인근에 널브러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경찰 관계자 수십 명은 이날 출입통제선이 쳐진 골목을 오가며 유류품을 수거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유류품과 지문 등을 통해 사상자들의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
현장에는 많은 시민과 주변 상인들이 “믿기지 않는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사고 현장을 지켜봤다. 전날의 충격이 가시지 않아 밤새도록 현장을 지키고 있는 시민도 있었다. 전날 부산에서 올라온 김지원(40)씨는 “어제 오후 7시쯤 (이태원에) 도착했는데 지하철역에서부터 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며 “비명이 들리고 나서 현장을 본 뒤에야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만큼 충격이 커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어제저녁부터 사람이 점차 많아지더니 밤부터는 발 디딜 틈도 없어 보였다”며 “마치 ‘도미노’처럼 사람들이 쓰러져 겹겹이 쌓이는 광경을 길 건너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날 오후부터는 시민들이 놓고 간 헌화가 현장에 쌓이기 시작했다. 참사 소식을 전해 들은 시민들은 해밀턴호텔 인근에 있는 상점 벽·지하철 출구 앞 등에 국화를 두고 갔다. 아직 정식 분향소가 차려지진 않았지만, 시민들은 사고 소식에 저마다 안타까워하며 헌화에 나섰다. 현장을 찾은 한 중년 남성은 인근 상가 건물 벽에 국화꽃을 붙이면서 ‘좋은 세상 가셔서 못다 한 꿈 이룩하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장한서 기자, 사진=조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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