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과 전동성당의 성장을 함께하며 교수님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보람된 순간이 있을것 같은데요. 세월이 지나면서 해설사활동이 힘이 들기도 하지만 순교 1번지인 전동성당에서, 이렇게 봉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합니다.
" 뿌듯한 것은 여기가 치명 순교 1번지 성당이거든요. 쉽게 말해서 대한민국에 수많은 성당이 있지만 순교자들의 피가 주춧돌이 되어서 성전을 지은 것은 여기밖에 없어요.
그래서 나는 이 선혈이 묻은 우리 치명 순교 1번지 성당에서 6살부터 74살까지 여기서 신앙생활하고 교회 봉사하고 신앙문화해설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주님께 정말로 감사해요. 그리고 많은 분들을 만나는데 1년에 400만분이 한옥마을을 찾으시는데 나하고 만나는 분만해도 100만명은 될 거예요. 그래서 나는 참 정년퇴직하고도 남다른 기쁨이 있어요^^
반대로, 아쉬운 점은 내가 나이가 자꾸 드니까 체력이 그거 참 어떻게 안되겠더라고요. 운동도 하고 노력은 하는데 체력이 많이 저하된 것을 느껴요. 예전에는 하루에 4~5팀씩 받기도 했는데 이제는 2팀 이상 받기가 어려워요.
또 아쉬운 게 뭐냐면 한옥마을이 관광지이다 보니까 전동성당도 너무 관광지로서만 전락해버린게 아닌가 싶어요. 예를 들어, 우리가 불당에 들어간다 치면, 밖에서 봤을 때는 모자도 쓰고 하지만 들어갈 때는 신발도 벗고 모자도 벗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성전에 신발 신고, 모자 쓰고 들어가고 심지어 먹고 있던 것 그대로 들고 들어가기도 해요. 그건 예의가 아니잖아요. 근데 여기는 400만명이 오니까 방법이 없어요. 가끔은 쓰레기처럼 작은 배려가 없는 것도 아쉬워요. 이곳은 관광지가 아닌 성전인데 말이죠. 이런 점은 문화시민으로서 존중해주었으면 해요. "
마지막 당부의 말을 들으며 교수님이 얼마나 전동성당을 사랑하고 계신지 알 수 있었습니다. 자칫 전주의 관광지로 생각해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이기에 앞으로 한옥마을을 찾으시는 분들께도 꼭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
전동성당은 내 인생에 The only one
마지막으로 교수님께 전동성당은 어떤 곳인지 여쭤봤습니다.
" 한국 천주교의 유일무이한 치명 순교자의 선혈로 세워진 전동성당은 나에게도 The only one.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성당이에요. 이곳은 성스러운,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지키기 위해 하나뿐인 소중한 목숨과 그것을 바꾼 세인트들의 성지 아니겠어요. 굉장한 의미가 있는 곳이고, 내 평생의 자부심이 되는 곳이에요."
전동성당 지킴이 유철종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마친 후, 전동성당 이곳저곳을 다시 천천히 거닐어 보니 새삼 전동성당의 의미와 그 가치가 더욱 와 닿았습니다. 그저 전동성당의 핫스팟 자리에서 사진이나 찍는데 만족하고, 밤에 야경이나 보면서 예쁘다~멋있다~라는 생각 외에는 별다른 생각을 해 본적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전주에 살면서, 한옥마을을 제집 드나들 듯이 다니면서도 전동성당이 언제부터 있었는지, 왜 한옥마을에 위치해 있는지, 저 동상은 왜 세워져 있는 건지 푯말이라도 자세히 읽어보려 하지 않았던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앞으로도, 전동성당은 지금처럼 항상 그 자리에서 넉넉하고도 따스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관광객들을 맞이할 것입니다. 전주의 소중한 문화재인 풍남문, 경기전, 오목대처럼 전동성당도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유산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전동성당을 대할 때는 남다른 마음가짐이 필요할 듯합니다. 문화재로서 보존하려는 마음과 함께 관광지보다는 성전이기 때문에 성전에서 갖춰야할 기본적인 예의는 지키는 마음가짐이겠지요.
돌아오는 주말에는 백만번 가보았던 전동성당이라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는 만큼 더 잘 보이고, 매번 마주쳤던 전동성당이 분명 새롭게 느껴지실 겁니다. 이상, 전동성당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