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女' 금감원 입사 1년… 무슨일 했나 보니
노희림 조사역 "단순 업무 예상깨고 똑같은 일, 자신감"… 동료 격려도 큰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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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고졸신입 공채 1기로 지난해 입사한 노희림 조사역(20·사진)은 "설렘도 컸지만 두려움이 앞섰다"고 지난 한 해를 회고했다. "일류대 졸업생도 입사하기 어려운 곳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혹시 차별은 없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차별 대신 격려와 애정어린 시선이 가득했어요." 노 조사역은 대졸신입 공채들에 비해 거의 열살 터울 동생이나 다름 없었다.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대졸 직원들은 "쫄지 마, 우리도 모르는 건 똑같아"라며 그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냈다. 지난해 이맘때 금융투자업계에 '고졸 채용' 바람이 불었다. 금감원을 비롯해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이 십수 년 만에 고졸 정규직 직원을 뽑았다. 그는 "시대를 잘 만나서, 오직 운이 좋아 금감원에 입사할 수 있었다"고 겸손하게 밝혔다. 충남 논산시 강상고(옛 강경상고)를 졸업한 노 조사역은 어린 시절 연락이 끊긴 부모님 대신 87세 할머니와 두 동생과 살고 잇다. 어려운 가정환경에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며 보육원 봉사동아리를 이끄는 가운데 '황금 같은'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금감원 입사 후 소비자보호총괄국에 배치됐다. 이곳은 금융회사에 대한 민원해결을 위해 금감원과 금융회사,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창구 역할을 한다. 그는 일반인 250명, 기관 추천 40명의 모니터요원이 참여하는 금융이용자모니터 업무를 맡았다. "처음엔 고졸 출신이어서 단순한 문서작업 위주로 시키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하지만 할 수 있는지조차 묻지 않고 '진짜 일'을 주셨습니다. 막상 부딪쳐 보니 할 수 있겠더라고요. 경험이 쌓일수록 자신감도 붙었습니다." 그는 단순 오타 하나에도 벌벌 떨었다. '내가 고졸이라 틀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사소한 일이지만 저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일이었다"면서 "함께 일하는 수석님들이 '누구나 다 하는 실수'라며 매번 격려해줘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금감원 조사역 자격으로 처음으로 금융회사에에 전화를 걸 때의 떨림도 잊지 못할 순간이다. '틀리면 어쩌지' 라며 떨리는 목소리로 전화기를 들던 그녀는 이제 능숙하게 "안녕하세요, 노희림 조사역입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네게 됐다. 최근에는 민원팀을 따라 은행 현장조사도 다녀왔다. 은행에서 카드관련 금융소비자 민원을 처리하며 금융회사와 소비자의 입장을 동시에 고려, 개선안을 제출하는 일이었다. 현장경험을 하며 어느새 훌쩍 자란 듯한 자신감도 얻었다. 노 조사역은 "금감원에서 학력이나 연령에 따른 차별과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며 "딸을 대하듯 배려해주시는 모든 분의 온정 덕분"이라고 회사와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대학에 입학한 친구들에 대한 부러움은 없었을까. 그는 "3년 뒤 야간대학에 지원할 계획이 있다"며 "10년 후에는 금융소비자부문에서 '노희림'이라는 이름을 댔을 때 누구나 알 수 있는 전문가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리고 자신처럼 가정환경이 어려워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후배들에게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금감원에서 일하며 학력의 차이가 성과를 좌지우지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어요. 고졸 신입사원으로 모범적인 선례를 남겨 후배들에게 꿈과 목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 대선 이슈를 한눈에! '18대 대선 스페셜리포트' 바로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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