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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의 뚝심' 한 우물만 팠더니…"1조원 대박"장일현 기자 ihjang@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도심안 2012. 7. 10. 12:11

'고졸의 뚝심' 한 우물만 팠더니…"1조원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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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7.10 03:29

작년 매출 1000억 돌파 벤처 전년 보다 66개 늘어 381개
천억 기업 총 매출 77조원… 국내 GDP의 6.29% 차지

초고압 변압기 코일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삼동은 지난해 매출액 1조639억원을 기록, 창업 35년 만에 '매출 1조원 시대'를 개척했다. 2001년 매출 1000억원을 올린 후, 10년 만에 화려한 성공 시대를 연 것이다. 지난해 벤처기업 가운데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기업은 NHN과 삼동뿐이다. NHN은 4년 연속 1조원을 넘었고, 지난해엔 1조4351억원을 기록했다.

충북 음성에 있는 삼동은 이이주(61) 대표의 '고졸 성공 신화'로도 유명하다. 남해수산고등학교를 졸업한 이 대표는 1977년 창업 이후 줄곧 동(銅) 소재 분야라는 한 우물만 팠다. 산소 함량이 매우 적은 '무산소' 동을 소재로 한 절연 코일이 주력이다. GE와 지멘스, 미쓰비시, 도시바, ABB 등 세계적인 전력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삼동처럼 우리 경제의 주춧돌로 성장하는 벤처기업이 매년 늘고 있다.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는 9일 "전국 5만2961개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벤처기업은 전년도보다 66개 늘어난 381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처음으로 '벤처 천억 기업'에 가입한 업체는 87개였다.

업종별로는 기계·제조·자동차 업종이 81개에서 119개로 38개 늘었다.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업종은 19개, 음식료·섬유·(비)금속 업종은 10개가 늘었다. 에너지·의료·정밀 업종은 9개, 통신기기·방송기기는 7개가 각각 줄었다.

벤처 천억 기업 전체가 올린 매출은 77조8000억원으로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6.29%를 차지했다. 고용 인력은 전년도보다 16.9% 늘어난 13만1064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 고용 증가율(6.8%)은 중소기업(4.99%)의 1.4배, 대기업(2.26%)의 3배 수준이었다.

창립 5년 이내에 1000억원을 돌파한 업체도 6개다. 2007년 설립된 실리콘마이터스는 지난해 매출 1065억원을 기록, 창업 5년 만에 '벤처 천억 기업'에 가입했다. LCD(액정표시장치)에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 즉 전력관리칩(PMIC) 전문 회사로 매년 매출을 두 배씩 늘려 왔다. LCD용 램프(백라이트유닛)업체 파인텍은 지난해 매출 1418억원을 올려 전년도에 비해 매출이 세 배로 성장했고, 태양광 발전용 폴리실리콘 제조 업체 한국실리콘은 15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창립 4년 만에 벤처 천억 기업에 들었다.

벤처 천억 기업들의 성공 비결은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함께 세계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시장 변화를 능동적으로 수용한 것 등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