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스크랩] 【85】사울왕과 신접한 여인과 사무엘의 영과 귀신의 정체

도심안 2012. 6. 15. 12:18
베뢰아, 16년간 감추어진 실상과 진실 【85】



사울왕과 신접한 여인과 사무엘의 영과 귀신의 정체

본보는 김기동 목사 인터뷰에 이어 독자들의 요청으로 이단 정죄에 관한 실상과 진실을 심층 취재하여 연재하고 있다. 편집자주

쪻 점하는 귀신과 죽은 자의 관계
베뢰아측에서 제시하는 ‘불신자 사후설’의 근거 중에 첫 번째는 점과 귀신의 관계다. 점을 하는 것은 ‘귀신에 의하여 하는 것’ 또는 귀신이 사람 속에서 하는 것이라는 구절(행 16:16)과, 점은 ‘죽은 자에게 묻는 것’이라는 구절(사 8:19)을 연결하여 생각한다면, 성경은 귀신을 죽은 자라고 단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이 점을 하는 것은 ‘귀신이 그 사람 속에 들어가서’ 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것이요, 이것은 또한 ‘죽은 자가 다른 사람 속에 들어가서’ 점을 하게 하는 것이요, 따라서 점을 하게 하는 주체는 귀신이요 그것이 또한 다른 말로 죽은 자라는 것이라고 베뢰아측은 밝힌다. 결국 ‘점의 주체=귀신=죽은 자’라는 등식이 성립된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의 구약학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이 ‘죽은 자’는 영적으로 죽은 자 즉 우상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육체의 목숨을 가지고 있다가 잃은 존재, 즉 구체적인 육체의 죽음을 거친 사람을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나안의 토속적인 종교관행을 좇아서 죽은 자의 영인 귀신에게 길흉화복을 묻는 토속신앙이 뿌리 깊게 박혀 있었다는 연구에도 주목하였다.
이번 회에서는 베뢰아측의 관점으로 성경을 볼 경우, 과연 어떠한 해석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구체적인 성구를 대상으로 검토하고자 한다. 해석상의 견해대립이 치열한, 사무엘상 28장에 나오는 사울왕과 신접한 여인의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신접한 여인이 불러올린 사무엘의 영이 과연 진짜 사무엘인가 아니면 가짜 사무엘인가, 또 후자인 경우 그 정체는 천사인가 아니면 사람의 사후존재인가를 면밀히 따져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 결과 귀신은 천사가 아니라 사람의 사후영이라는 견해가 더 성경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쪻 사울왕과 사무엘로 가장한 영
이 구절을 해석하는 출발점은, 하나님이 사울왕을 버리셨고, 그래서 사울왕에게 어떤 수단을 통해서도 대답하지 않으신다는 6절의 말씀이다. “사울이 여호와께 묻자오되 여호와께서 꿈으로도 우림으로도 선지자로도 그에게 대답지 아니하시므로”(28:6)
즉 사무엘의 죽음(28:3)으로, 사울왕을 버리시고 사울왕과 단절하셨음을 완전히 보여주신 하나님께서, 그 이후로는 어떤 매개를 통해서도 사울왕과 관계맺지 않으셨다는 단언이 모든 논의와 해석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베뢰아측은 주장한다. 특히 자신이 직접 쫓아냈던 신접한 자를 다시 찾아내서 그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정도로 영적으로 타락한 사울왕에게 하나님이 직접 또는 실제의 사무엘을 통하여 하나님의 뜻을 보여주신다는 식의 이해는 처음부터 거절되어야 마땅하다. 더욱이 경건한 예언자나 제사장을 통한 신탁도 막혀 있는 판에, 하나님이 가장 가증스럽게 여기시는 신접한 여인을 통하여 신탁이 전달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하나님이 데려가신 하나님의 경건한 종 사무엘이, 영적으로 정반대라고 할 수 있는 신접한 여인의 더러운 술법에 의하여, 죽음의 처소로부터 다시 불러올려져서 하나님의 신탁을 전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후속하는 사건의 양상이나 표현이 어떤 형태를 띠건 간에 ‘사무엘’ 또는 ‘사무엘의 신(영)’이라는 존재는 결코 하나님으로 말미암은 정상적인 신탁의 매개체가 아니라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나님 쪽의 정상적인 영이 아니라 신접한 여인 쪽의 더러운 영이라는 예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친히 언급한 바와 같이(눅 16:26), 거룩한 자의 영과 더러운 자의 영이 사후에 교류할 수 있다는 생각은 성경적이라고 할 수 없고 부자가 나사로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듯, 신접한 여인도 사무엘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고 일관된 성경적 사고를 갖고 있다. 결국 사무엘이라고 표현된, 땅에서 올라온 존재는 사무엘이라기보다는 별도의 다른 존재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하겠다. 귀신의 존재를 무엇이라고 정의하기 이전에, 신접한 여인에 의해 불려진 존재 즉 사무엘의 영은 사무엘 자신이 아닌, 사무엘의 영으로 가장한 귀신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생각이 베뢰아측 입장이다.

쪻 신접한 여인과 불러올려진 영
신접한 여인 또는 영매는 타인의 영에 접하여, 그들을 대신하여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구약성경에서 신접한 자를 나타내는 히브리어는 ‘바알라 오브’와 ‘쇼엘 오브’ 두 가지다. 이때의 ‘오브’는 일반적으로 귀신 즉 죽은 자의 혼이며, 특히 조상의 혼백을 가리킨다는 것이 오늘날 구약학의 상식처럼 되어 있다. 따라서 전자는 ‘귀신을 다스리는 자’란 의미이고 후자는 ‘귀신에게 묻는 자’라는 의미라고 베뢰아측은 설명한다.

즉 신접한 여인은 죽은 자의 영인 귀신을 불러 미래의 일을 묻는 자다. 귀신을 매개로 하여 사람의 운명을 점치며 거짓된 예언을 하는 것이다. 이때 그들이 접신하는 대상은 타락한 천사가 아니라 죽은 자의 영혼이라는 것이 고대근동과 이스라엘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울왕 당시 가나안 지방에는 많은 신접한 자들이 있었다. 보가즈코이라는 지역에서 발견된 헷족속의 문서에는 사무엘상 28장의 내용과 유사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특히 사울왕 당시인 B.C. 1000년대에는 죽은 자의 영혼을 불러올려서 점을 치는 강신술이 이스라엘 주변에 성행했다는 증거들이 있다. 아마도 그러한 영매들이 이스라엘 영토 내까지도 들어와서 활동을 한 것으로 짐작이 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신학적인 견해다. 또 ‘신접(영매)’이라는 히브리어와 동일한 어휘가 우가릿지역의 라스 샴라에서 발견된 문서에도 나타나고 있는데, 그가 매개하는 영은 ‘죽은 자’를 가리키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즉 점 또는 거짓예언 또는 거짓신탁은 타락한 천사가 아닌 죽은 자의 영을 불러올려서 행하는 것이다.

조금 더 엄밀하게 살펴보면, 땅에서 올라오는 신을 본 자는 사울왕이 아니라 신접한 여인이었다. 그 여인이 땅에서 올라온 귀신을 보고는 사울왕에게 말해주었으며 사울왕은 간접적으로 그에 맞추어 반응한 것이다. 결국 사무엘이라는 영의 출현은 객관적인 현상이 아니며, 접신한 무당만이 볼 수 있는 특별한 현상인 셈이다.

쪻 불러올려진 노인의 정체·귀신
불러올려진 노인의 정체에 관하여 요세푸스는 사무엘로 인정하면서 신접한 여인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사울왕을 동정하기까지 한 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성경본문 자체의 분위기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기존 신학에서도 수용되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선지자 사무엘 자신의 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다수설의 입장이다. 그러나 그것이 곧바로 노인의 정체를 타락한 천사라고 지지해 주는 것일 수는 없다.
사울왕은 신접한 여인에게 ‘사람’을 불러 달라고 했을 뿐 ‘천사’를 불러 달라고 하지는 않았다.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올리라’고 주문한 것이다. 신접한 여인이 ‘누구를 네게로 불러올리랴’고 한 것도 ‘누구의 혼을 불러올려서 당신과 이야기하게 해 주기를 원하는가?’ 하고 물은 것이며, 이에 사울왕이 ‘죽은 사무엘의 혼을 불러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들이 기대한 것은 천사가 아니다.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올린다는 전제가 당연시되고 또한 공유되고 있을 뿐이다. 그것이 당시 널리 행해지던 풍습이기도 했고, 또한 ‘죽은 자의 혼’이 올라오는 것이 실제적인 현상이기도 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또한 ‘노인’이라는 표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노인’은 ‘늙은 남자(이쉬 자켄)’를 번역한 것으로서, 천사나 다른 피조물에게는 사용한 일이 없이 오직 사람에게만 사용된 단어다. 천사에게는 낡아지는 육체가 없다. 인간과 같은 세월이 없다. 따라서 노년기가 없음은 당연한 이치로 보고 있다. 그러므로 땅에서 올라온 늙은 사람은 천사가 아니라 죽은 사람의 혼이다. 그 혼, 곧 노인으로 나타난 귀신이 사무엘을 가장하여 사울왕의 운명을 예언한 것이다. 이러한 해석이 본문상으로나 이스라엘의 종교상으로나 더 타당하다는 것이 베뢰아측 해석이다.

쪻 귀신과 함께하는 사울왕 처소
사무엘을 가장한 노인 즉 귀신은 사울왕의 죽음을 선언한다. 꼭 죽게 만들고 말겠다는 귀신의 의지를 엿보게도 한다. 가룟 유다로 하여금 예수님을 팔게 한 후 기어코 자살로 이끈 것 같이 사울왕에게도 동일한 수법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말한 “내일 너와 네 아들들이 나와 함께 있으리라”(28:19)는 말은 묘한 의미를 풍긴다. 버림받은 자 사울왕의 사후의 처소와 죽은 자의 영인 귀신의 처소가 같게 될 것임을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을 통하여 영혼이 육체를 떠나는 순간 자기처럼 귀신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때 사울왕은 육체를 가지고 있었고, 노인은 육체를 떠난 상태의 영이었다. 그 영이 사울왕과 대화하는 시간에 분명히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내일’을 지적하며, ‘내일 나와 함께 있으리라’ 한 것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사울왕이 아직까지 육체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였으므로 그 영과 처지가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일’이 되면 자기처럼 동일하게 육체를 떠난 신분이 되겠기에 ‘오늘 함께’가 아닌 ‘내일 함께’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베뢰아측은 보고 있다. 귀신의 말대로 사울왕은 그 다음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삼상 31:4-7). 그의 육체는 머리가 베어진 채 성벽에 못박히고 말았다(31:8-10). 땅에서 올라온 귀신이 ‘내일 함께 있으리라’ 한 그 대상은 사울왕의 육체가 아니었다. 그의 육체는 잘려나가고 파괴되었다.
베뢰아측은 그렇지만 육체에서 분리된 그의 영은 남아서, 땅에서 올라온 그 귀신과 함께 있게 된 것이고 또한 하나님을 배신하고 떠나버린 영혼, 하나님이 더럽게 여기시고 원수로 삼아버린 사울왕의 영혼은 땅에서 올라온 노인과 동일한 처지, 곧 귀신이 되고 만 것이라고 설명한다.


전용관부장 jjk616@hanmail.net

출처 : 베뢰아박성배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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