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증권사 20대 얼짱女, 연봉 3천되자 적금깨서는

도심안 2012. 3. 20. 19:09

증권사 20대 얼짱女, 연봉 3천되자 적금깨서는
증권사 창구 얼짱 텔러들 고군분투 `1억 모으기`
SK증권 최미례·이시내 사원 인터뷰…종잣돈 만들기 노하우
기사입력 2012.03.19 14:58:56 | 최종수정 2012.03.20 09:09:13 싸이월드 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SK증권 최미례 사원(명동지점), 이시내 사원(청담지점)]

"입사 후 6년 만에 5000만원 정도 종잣돈을 모았지만 서른 쯤 1억을 모으는 게 목표죠. 1차 목표를 달성했을 때 저한테 유럽 여행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아직 사춘기 티가 가시지 않은 앳된 모습의 최미례(25. SK증권 명동지점) 씨와 이시내(26. SK증권 청담지점) 씨는 요즘 돈 모으는 재미에 푹 빠졌다. 아직 사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놀러 가고 싶은 곳도 많은 청춘이지만 이들의 알찬 소비는 여느 주부 못지않게 깐깐하다.

특히 재테크 비법은 강남부자들 혹은 증권사 펀드매니저 뺨칠 정도로 치밀하고, 때론 공격적이다. 이들은 SK증권에서 텔러(영업점 창구 직원)로 근무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각자 5000만원과 3000만원 정도의 종잣돈을 마련했다. 이 두 20대 중반 직장여성의 당찬 재테크 노하우를 들어봤다.

SK증권 명동지점에서 일하고 있는 최미례 사원은 19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스물 한 살 입사해 주변 선배들을 보면서 서른에 대한 기대감과 동경이 있었다"라면서 "소위 `골드미스`라고 하죠. 아직까지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서른쯤 해서는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최미례 사원은 "사람 많기로 유명한 명동지점 창구에 있으면서 억소리나는 우량 고객들의 잔고를 많이 봤다"면서 "`돈이 돈을 번다`라는 말을 실감했죠. 원금이 몇 천 혹은 몇억이다 보니 10%만 수익이 나도 엄청나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억 종잣돈 만들기`라는 목표를 세웠다. 서른 쯤 1억을 모아서 35살 전 번듯한 집을 마련하는 게 1차 목표라고.

2007년 대학을 졸업한 최 씨는 졸업식 한 해 전인 2006년 바늘구멍을 뚫고 SK증권 텔러가 됐다. 하지만 입사 후 1년 정도는 월 급여가 130~150만원 정도여서 초기 큰 돈은 모을 수 없었다고. 그래도 월 100만원씩은 꼭 적금을 부었다. 2년차 때부터는 연봉이 상여금을 포함해 3000만원으로 뛰자 기존 적금까지 깨고 본격적인 `돈불리기`에 들어갔다.

최 씨는 "1년차 때는 1000만원도 채 못 모았지만 2008년부터 상여가 나오자 그 돈으로 인덱스펀드 및 적립식 펀드에 투자했다"면서 "당시 600~700만원 정도 적립했는데 수익률이 좋지 않았고, 주식이 급등하는 것을 보면서 답답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그는 직접 투자를 결정했다. 투자 결정시 보통 지점 영업직원들과 주로 상의한다고. 특히 주식투자 개별 종목을 선정할 때 실전 경험이 많은 주위 선배 직원들로부터 추천을 받고 조언을 구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매수를하며 단기종목은 2~3개월, 중장기종목은 짧게는 6개월~1년 가량 보유하면서 매도 시기를 결정한다.

주식 매도나 펀드 환매시 수익률 기준은 10~15% 정도다. 그는 2010년에는 금호석유를 4만원 대 매수해 9만원 대 매도하는 등 6개월 만에 두 배 이상 수익을 내기도 했다. 당시 그의 주식투자금은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 수준으로 훌쩍 커졌다.

코스닥업체인 레드로버, 에스제이엠뿐만 아니라 코스피 종목에서 롯데삼강 등도 6~7개월 만에 최 씨에게 큰 수익을 안겨줬다. 현재 최 씨는 연금펀드(월 8만원), 보험료(월 15만원), 핸드폰요금(월 1만원), 부모님 용돈(월 50만원),적금(월 120만원) 등을 제외한 나머지 급여를 지속적으로 주식에 직접 투자하고 있다.

최 씨 보다 좀더 보수적인 투자성향의 이시내 씨는 "돈을 모아본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돈이 모이면 제가 일을 하지 않더라도 그 돈이 또 다른 돈을 벌더군요"라면서 "투자수익이 나는 것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이 경험이 업무 중 고객님과 상담시 큰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참고로 청담지점에 일하고 있는 이 씨는 최씨에 비해 훨씬 적은 규모의 직접투자를 하고 있었다. 200~300만원 정도. 이 씨는 2000만원 정도의 자산을 적금과 펀드를 통해 모았으며, 특히 펀드를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설계해 새는 돈을 막았다.

덕성여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이시내 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엄습하기 시작했던 지난 2008년, 4학년 2학기 때 SK증권에 입사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제가 입사 한 후 선배들뿐만아니라 같은 해 졸업했던 동기들도 취업이 갑자기 어려워졌으니까요"라면서 "졸업 때만해도 증권사로 취업한 선배들은 별로 없었는데 요즘은 제 후배나 동기들도 점차 증권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요즘은 은행보다 증권사를 선호하는 후배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 씨가 증권사를 동기들보다 쉽게 취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꾸준히 자격증을 따는 등 증권사 입사를 준비해왔기 때문. 그는 2008년 펀드투자상담사를 시작으로 증권투자상담사(2009년), 투자자산운용사(2010년), 파생상품투자사(2011년)를 취득했다. 거의 일 년 만에 하나씩 금융관련 자격증을 통과한 것. 이 씨는 다음 자격증으로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를 염두하고 있으며, 경험을 더 쌓아 자산관리 부문 전문가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시내 씨는 "뭐든 최대한 열심히해서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성장하고 싶다"면서 "고객들의 돈에 대한 고민을 줄여주고 그들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금융 주치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될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말처럼 이 씨의 사회 초년병 시절 투자 수익은 괜찮은 편이다. 그는 입사 첫 해 학자금 대출 상환과 외벌이인 어머니의 생활비를 돕느라 큰 돈을 모으지는 못했다. 초기 50~100만원 넘게 어머니에게 생활비로 드릴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20만원 수준으로 줄였다.

그는 취업 초기부터 월 120~150만원을 적금해 종잣돈을 만들었다. 그리고 2009년 연봉이 3000만원 선으로 오르면서 본격적인 재테크에 들어갔다. 현재 이 씨는 매월 붓는 적금 외에도 채권형펀드(월 30만원), 중국펀드(월 20만원), 대형주펀드(월 30만원), 중소형펀드(월 20만원), 연금펀드(월 10만원)에 투자하고 있다. 연금펀드의 경우 적금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55세때부터 수령이 가능하며 전액소득공제가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이 씨는 주식형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10%를 넘으면 환매해 좋은 상품으로 재가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목돈이 모일 경우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에 가입, 안정성과 함께 고수익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가입한 월지급식 DLS상품이다. 런던금 가격지수와 런던은 가격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 상품은 두 기초자산의 종가가 최초기준가격의 50% 이상인 경우 매월 1%(연 12%)를 지급하기 때문. 즉 1억원 혹은 1000만원이라는 목돈을 투자하면 매월 100만원과 10만씩 이자를 지급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