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식님이 이번에 ‘대한민국 생존의 속도’를 내셨으니 데일리 서프라이즈에서 인터뷰를 한 번 하기는 해야하는데 바람잡이 역할 겸 해서 필자가 최용식님과 나눈 대화를 중심으로 대강을 정리해 본다.
물론 본문에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가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다.
최용식님의 21세기 경제학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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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용식씨의 책 '대한민국 생존의 속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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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째는 21세기 경제학만이 할 수 있는 경기 예측에 관한 것이다. 한전에 전화해서 그날의 전력사용량을 알아보고 택시회사에 전화해서 서민의 씀씀이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실시간 경기동향을 체크하는 연구소는 우리나라 안에서 21세기 경제학 외에 없다.
이건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서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거다. 좀 더 정밀한 실시간 경기동향 예측모델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지만 공무원들은 죽어보자고 안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무원들이 안하는 일을 대기업들은 하는가? 대기업도 역시 안하고 있다. 마인드 자체가 없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하나의 ‘계’에 몇가지 변수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느냐이다. 뉴튼의 고전역학과 아인시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차이는 그 ‘계’에 물려있는 변수의 숫자와 관계가 있다. 아인시타인이 더 많은 부분을 정밀하게 체크하는 것이다. 21세기 경제학 역시 마찬가지.. 한마디로 정밀하다.
21세기 경제학의 실시간 경기동향 예측모델
두 번째는 최용식님의 경제발전에 관한 지론인데 한마디로 안정성장론이라 할 수 있다. 21세기 경제학에 의하면 어떤 경우에도 정치의 경제에 대한 간섭은 술취한 승객이 시내버스 운전사의 핸들을 빼앗으려 드는 것과 같다. 특히 박근혜식 뜬구름 잡는 먹고사니즘은 매우 위험하다.
정치인은 가만 있어 주는게 돕는거다. 취객이 핸들을 뺏으려 들면 운전사는 무조건 브레이크를 밟는다. 정치가 개입하면 경제에는 무조건 브레이크가 걸린다. 정치의 입김이 작용하여 경기를 과속시키면 과속하는 만큼 연비만 나빠진다.
최적의 경제운용 모델은 자동차가 급가속과 급브레이크를 최대한 자제하며 최적의 연비로 운행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본질에서 우리 경제를 살리는 것은? 무슨 종합투자계획 따위? 아니다. 그거 나라 망친다. 아파트 200만호 건설 물량공세? 위험천만이다. 뒷감당 어찌 하려고? 그 외에도 신용카드 남발 등의 경기 부추기기는 어떤 방식이든 자살과 같다.
70년대식 경제개발계획의 성과에 미련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5개년 계획 따위를 하면 경제가 나아지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들 말이다. 경제라는 자동차가 저속으로 국도를 달릴 때는 그러한 대책이 효과를 내기도 하지만, 일단 고속도로에 진입한 상황에서는 어떤 대책을 쓰던 무조건 마이너스 효과만 나타낸다. 지금 한국경제는 이미 고속모드이다. 건드릴 수록 탈이 난다.
그렇다면 우리 경제를 살리는 정답은? 오직 하나 뿐이다. 그것은 경쟁력이다. 예컨대 정부가 달러를 사들여 원화를 저평가 하면? 수출이 잘된다? 천만에. 기업이 기술에 투자하지 않아서 그만큼 경쟁력이 약화된다. 원화의 저평가는 결국 한국기업 죽이기가 되는 것이다.
중국은 다르다. 그들은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원가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쟁력은 첫째 기술에서 나오고 둘째 집중에서 나온다. 그 외에 없다. 그러므로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안정성장 외에 다른 어떤 신통방통한 방안 따위는 없다.
기적의 환상을 버리고 과학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제는 한강에서 믿기 어려운 기적이 나올 때가 아니라 모두가 납득할 만한 보편적인 과학이 나올 때이다. 대한민국은 드디어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경쟁력에 기초한 안정성장 외에 없다
노무현 경제의 절반은 최용식 경제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것은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가 운전자가 무리하게 급가속 하지 않고 2단에서 3단으로, 3단에서 4단으로 조금씩 기어비를 높여가는 것과 같다.
지금까지의 한국 경제는 이미 고속도로에 진입한 줄을 모르고 국도를 달리는 방식으로 무리한 가속을 할 때마다 카드대란이니 IMF니 하며 앞에 끼어드는 차가 나타나서 때로는 추돌사고를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는 급브레이크를 밟기도 하며 또 과속할 기회만 엿보는 식의 좌충우돌식 경제운용을 해온 것이며 그 결과는 연비의 악화로 나타났다.
최용식님과 대화한 내용을 대강 기억을 되살려 정리해 보면..
● 한국경제는 1957년 부터 살아나고 있었다. 57년은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유치하며 일본 경제가 살아났음을 국내외에 선언한 시기다. 한국경제도 같은 시점에 이미 살아나기 시작했다. 이걸 쿠데타로 망쳐놓은 사람은 박정희다.
● 박정희가 독도문제 입닫는 댓가로 받은 3억불은 경제회생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승만이 전쟁 직후 미국으로부터 원조받은 8억불과 비교해도 알 수 있다. 박정희가 종잣돈으로 세운 기업 60여개 중에 망하지 않은 기업은 단 하나 뿐이었다고 한다.
박정희가 우리 경제에 끼친 유일한 공적은 심리적인 분야에 있다. 조선일보의 경제죽이기가 지금 경제를 망치고 있는 것과 반대로 박정희가 심리적 측면에서 동기부여를 한 것은 있다.
마찬가지로 참여정부가 경제를 위하여 할 수 있는 최선은 황당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아서 이미 고속모드에 돌입한 한국경제를 골병들게 하는 것이 아니고, 경제죽이기에 혈안이 된 한나라당과 조중동의 발호를 막아주고, 홍보를 열심히 해서 심리적 측면에서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다.
그것이 최선이며 그 외에는 뭔가를 할수록 나빠진다. 특히 조중동의 경제죽이기를 이대로 방치한다는 것은 국정책임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조중동만 막아도 성장률 2프로 이상 더 올라간다.
● 김재익 신화의 상당부분은 뻥이다. 김재익은 80년 이후 천문학적인 재정팽창으로 경제를 거덜내고 있었다. 이에 IMF가 강력한 태클을 걸었고 김재익은 IMF에 굴복하여 안정론자로 변신했는데 그 덕분에 한국경제가 살았다. 김재익이 전두환에게 안정론을 열심히 강의해서 전두환을 안정주의자로 만든 공은 있다.
● 항상 성장론자들이 경제를 망친다. 모든 성장론은 술취한 취객이 시내버스 운전사의 핸들을 빼앗으려 드는 것과 같다. 경제가 나빠지는건 투자가 원활하지 않거나 투자가 비효율적인 분야에 몰리기 때문이고 이는 기업이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정치가 경제를 살린다면서 끼어들어 일을 망치기 때문이다.
● 좋은 경제정책은 안정을 기조로 외부에서 위협요인이 발생할 때 마다 그린스펀 처럼 나지막한 한마디를 던져주는 것이다. 조선일보식 뒷북 호들갑이 아닌 미리 한걸음 앞을 내다보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는 적어도 6개월 앞을 내다보는 예측능력이 필요한데, 예측능력이 없는 조중동은 항상 원님 지나가고 난 뒤에 나발을 불기 때문에 현실과는 반대로 된다.
● 경쟁력이 있을 때는 원화를 절상할수록 이익이다. 원화를 절상시켜 내수를 확충하고 물가를 잡고 수입을 확대하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원화가 저평가 되면 기업들이 밀어내기식 수출에 주력하느라 기술개발을 등한시 하게 되는데 장기적으로는 그 피해가 훨씬 크다.
기술개발은 수입의 증가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원화가 저평가되면 현실적으로 기술개발이 어렵다. 수입과 투자는 동의어인 경우
가 많다. 원화의 절상으로 인한 수입의 증가가 그대로 기술개발, 투자확대로 연결되는 경향이 강한 것이다.
● 윤증현은 IMF에 책임이 없다 할 수 없는 사람이고 강봉균은 무리한 성장주의자로 노무현 대통령은 인식하고 있었다. 대통령이 무난한 한덕수를 임명한 것도 이유가 있다. 이헌재는 폭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었고 최중경을 과도하게 비판한 것은 당국에 메시지를 던지려는 이유에서였다.
중요한 내용이 많았는데 필자의 기억력이 신통치 않아서 이 정도로 줄인다. 일전에 골드만삭스는 우리 경제가 2035년에 일본을 추월하고 2050년까지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가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 예측을 통렬하게 깨부셔줘야 한다. 한국이 왜 미국 다음이란 말인가?
필자는 성장주의자가 아니다. 중요한건 삶의 질이다. 더 중요한건 한국이 인류를 위하여 뭔가 하나라도 모범이 될 수 있을 것인가이다. 그런데 경제라는 것은 경쟁력에 달려있고 경쟁력의 원천은 국민의 교육수준이며, 한국인이 평균 IQ지수 106으로 세계에서 제일 높은데 2등을 왜 해? 이왕이면 1등이 낫지. 안그류?
덧글.. 위 내용은 필자의 자의적인 해석이 포함된 내용으로 필자가 잘못 이해했다면 최용식님의 본의와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대한민국 생존의 속도’가 10만부 팔리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프로 더 올라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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